❝ 사람 · 몸 · 마음 - 심신합일(心身合一) ❞
몸이 나의 주인이다
사람의 머리와 몸, 무엇이 더 중요할까?
대부분은 머리(마음, 정신)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머리는 몸에 얹혀 있는 것이다. 머리는 결코 몸의 주인이 아니다. 몸이 머리의 주인이다. 머리가 나인가? 몸이 나인가? 몸이 나다. 나의 상(像, 몸의 꼴)이 나다. 모든 것을 머리가 결정하는 줄 알지만, 사실은 몸이 결정한다.
우주는 거대한 몸 체계이다.
몸이 있어야 마음도, 정신도, 영혼도 있을 수 있다. 내 몸이 먼저다. 몸이 편하면 마음이 편하고, 몸이 불편하면 마음이 악해진다. 모든 책임을 지는 것은 몸이다. 마음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자신(自身)이다. 자신(自信)이 아니다. 마음은 어디에 있나? 몸에 있다. 마음은 몸에서 온다. 간난아이에게는 칼을 쥐여줘도 남을 해치지 않는다. 몸이 청정하기 때문이다. 변화무쌍한 마음은 대우주의 에너지이며, 대우주의 것이다. 대우주의 에너지가 지구에 와서 아버지와 어머니의 교합을 통해 상으로 맺어진 것이 '나'(我 아)이다. 그래서 같은 것이 없다. 따라서 영은 내 것이 아니다. 내가 붙잡아야 내 것이 된다. 마음을 붙잡는다는 것은 대우주 에너지를 아기화(我氣化)한다는 뜻이다. 마음은, 다시 말해 대우주 에너지는 형태가 없다.
'나'는 몸을 통해 지구에 온 것이다.
'나'의 주인인 몸을 소홀히 하면 안 된다. 마음은 지구에 있는 몸에 얹혀사는 것이다. 몸은 머리를 위해 지극 정성을 들였는데 머리는 몸을 부려먹기만 했다. 몸에 병이 든 병신(病身)이 안 될 수 없다. 이제 몸을 달래야 한다. 혈기도는 나의 주인인 몸을 되찾고, 몸을 제대로 만들기 위한 도다. 몸은 만들어야 된다. 그렇지 않으면 병들게 되어 있다. 혈기도는 우주의 기운이 내 몸의 세포 속으로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하는 수련방법이다. 기본은 바로 호흡에 있다. 천지(天地)가 조응(照應)하지 않으면서 일어나는 일은 세상에 하나도 없다.
사람, 호흡, 천기
혈기도는 스포츠가 아니다.
대우주 에너지(天氣)를 마시고 몸 안의 객기(客氣)를 내뱉는 호흡 그 자체이다. 폐로 숨을 쉬는 흉식(胸息)호흡을 단전(丹田)으로 숨 쉬는 태식(胎息)호흡으로 바꾸는 것이다. 혈기도의 목표는 어머니 태(胎)에서 떨어진 아기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러면 모든 세포의 에너지가 달라진다. 몸의 세포 속을 천기로 가득 채워 생명을 보전하는 것이다. 천기(天氣)와 지기(地氣), 음양의 원리에서 보면 호흡에서 '내뱉는' 호(呼)는 음이고 '들이마시는' 흡(吸)은 양이다. 호흡은 바로 몸과 마음이 만나는 자리이다. 호는 지기(地氣)를 아기화(我氣化)하는 탈기(脫氣)이고, 흡은 천기(天氣)를 아기화(我氣化)하는 득기(得氣)다.
호흡은 나의 생명줄이다.
대우주 에너지(天氣)를 내 것으로 만들어(我氣化) 대우주의 섭리와 교감하면서 나의 길, 나의 삶을 찾아가는 것이다. 세상 만물은 천기를 받아먹고 산다. 지기의 결정체인 식물도 천기를 받아야 살 수 있다. 혈기도의 혈(穴), 즉 구멍이란 대우주 에너지 구멍을 말한다. 천기가 내 몸에 들어와야 혈문이 막히지 않는다. 몸만이 진정한 행복을 줄 수 있다. 내가 대우주 에너지와 교감해서 기운을 느끼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다. 몸에 운기가 되면 세상을 바로 보는 견지(見地)가 생기고 몸에 향기가 난다. 도인은 대우주의 섭리대로 산다. 생각을 끊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호흡에 집중하는 것이다. 호흡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다. 아니 머리를 쓰면 안 된다. 몸은 호흡에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호흡은 고르고, 길고, 가늘게 해야 한다. 수련을 열심히 하다 보면 그 경지에 이른다. 느린 게 제일 좋다. 물에 빠져도 느리게 움직이고, 급할수록 돌아가는 것이다. 몸이 천천히 가면 생각이 가라앉는다.
모든 질병의 근본적 원인은 세포의 천기 부족이다. 어떤 조직에 쌓인 객기가 천기의 공급 통로가 차단되어 탁기로 변하면서 독소가 나오기 때문이다. 탈기란 날숨(吐호흡) 순간에 전신의 객기를 빼서 몸의 기운을 가볍게 하는 것이다. 탈기를 자주 해주면 어린아이처럼 척추와 관절이 부드러워진다. 탈(脫)은 벗어난다는 뜻도, 기뻐한다(이때는 태로 읽힌다)는 뜻도 담고 있다. 즉 탈기를 하면 몸이 가볍고 즐거워진다.
갓난애 몸으로, 환골탈태(換骨奪胎)
내가 천우 선생님에게 배우고 이후 수십 년간 행공을 하면서 깨달은 도는 아주 쉽고 명쾌하다. 몸이 갓난애 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호흡을 통해 내 몸을 환골탈태시킨다는 것은 갓난애의 몸(體)과 그 기혈(氣穴)의 상태를 다시 찾는 것을 뜻한다.
갓난애 몸은 객기가 없어 부드럽다.
늙은이 몸이 어린애 몸으로 돌아가는 '환로반동'(還老返童)이다.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도에 입문한 날은 내가 다시 태어난 날이다. 도는 잃어버린 나를 찾아가는 길이다. 역극(逆克)이다. 인간은 누구나 나를 찾는 도의 길을 가면 신선이 될 수 있다.
몸이 내 최후를 책임진다
믿을 것은 내 몸(自身)뿐이다. 도에 말이나 글은 필요 없다. 말은 내 기운을 표현하는 것이고, 글은 내 생각을 표현하는 것일 뿐이다. 학식이나 부에 대한 믿음은 자신(自信)이지 자신(自身)이 아니다. 몸은 머리보다 몇 천만 배를 더 알고 있다. 몸으로 배우지 않은 것은 결코 내 것이 아니다. 현대인은 몸에 대한 믿음이 없다. 젊었을 땐 머리가 몸을 고생시키고 늙어선 몸이 머리를 고생시킨다. 그러다가 서로 헤어진다. 고생만 하다가 가는 것이 현대인이다.
산에 있을 때 물만 먹고 49박 50일을 단식해본 적이 있다. 몸을 믿으니까 가능한 일이다. 열흘을 굶으면 정신이 멍해지고 몸에 소름이 돋는다. 몸이 "너 죽는다"하고 외친다. 몸 스스로가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다. 몸에 대한 믿음이 없으면 20~30일을 버티지 못한다. 그러나 몸을 믿으면 몸이 다르게 반응하고 두려움도 사라진다. 소름이 생겼다 풀어졌다 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몸 스스로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믿고 믿지 않음의 차이는 생사의 차이다. 머리에 있는 것 다 내려놓고 몸한테 모든 걸 맡기면 된다. 행공 할 때 아집을 놔야 한다.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
자신(自身)이 있어야 한다.
내가 천상천하유아독존인데 누구를 믿으며, 누구를 따라가는가? 나만이 나의 길을 갈 수 있다. 각자가 대우주의 기운을 주고받는 천상천하유아독존이다. 내가 길이요, 진리요, 빛이다. 도는 나 자신(自身)을 진정 100% 믿는 것이다. 아기는 엄마를 100% 믿는다. 그러던 것이 커 가면서 바뀐다. 그렇더라도 자신이 제일 잘난 천상천하유아독존 임에는 변함이 없다.
내가 대우주의 중심이다.
내 몸은 나만이 지킬 수 있고 나만이 사용하는 것이다. 나 스스로 나를 지키지 못하면 남에게 피해를 준다. 모든 것은 나로부터 비롯된다. 대우주 어디에도 나와 같은 상은 없다. 그러니까 내가 가장 잘생겼고, 가장 잘났다. 대우주 에너지와 내가 교감하면 조건 없이 행복하다. 대우주 에너지와 나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다. 내가 대우주의 일부다. 그러면 누가 행복을 줄 수 있나? 나의 몸뿐이다. 내가 나를 지극히 사랑하는 게 세상에서 제일 크고 진정한 사랑이다. 아아애(我我愛)이다. 첫 번째 아(我)는 양(陽)인 마음이고, 두 번째 아는 음(陰)인 몸이다. 내가 나를, 즉 양인 마음이 음인 몸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 가장 큰 사랑이다. 아아애가 되어 여력(餘力)이 있어야 남을 사랑하는 법을 안다. 몸이 따르지 않는 사랑은 거짓이다.
몸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삶'을 바꿀 수 있다.
아아애가 이기적인 것일까? 천만에. 그 반대다. 아아애가 돼야 머리에 여백(餘白)이, 몸에 여력(餘力)이 생긴다. 그래야 비로소 남을 사랑할 수 있다. 이런 사람은 절대로 남을 해치거나 나쁜 짓을 하지 않는다. 혈기도는 아아애를 실천하는 도다. 영이 몸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행공을 계속하면 제대로 된 몸을 만들 수 있다. 또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디에 머물러야 하는지, 지표(指標)를 찾을 수 있다. 비로소 상(像, 몸의 꼴)을 바꿀 수 있다.
심신합일(心身合一)의 경지
모든 생물은 성장기의 7배까지 살 수 있다.
성장기가 20년인 사람은 140세까지 살 수 있다. 천수를 누리지 못하고 건강하게 살지 못하는 것은 몸의 능력을 모르고, 몸을 돌보는 방법을 모르고, 알아도 행하지 않기 때문이다. 치매는 머리로 오는 것이 아니다. 몸으로 온다. 척수가 고갈돼서 온다. 우리 몸은 늙지 않을 수 있다. 세포가 매일 바뀌니 좋은 놈만 붙잡으면 된다. 그것을 담당하는 곳이 척추다. 모든 세포는 척추를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 척추를 바로 잡으면 세포는 척추를 위해 봉사한다. 척추를 제자리에 바로 잡게 하면 만사형통이다. 어린애 몸으로 돌아가는 것이 가능하다.
행공 자체는 영과 혼이 자기 상(像)에 들어가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게 미쳐야 혈문이 열리고 내공이 쌓인다. 몸에서 나가려는 영과 혼을 내 안에 두면 몸이 나를 돌봐준다. 몸이 영을 붙잡아두기란 쉽지 않다. 가벼운 영은 자꾸 몸에서 도망치려 하고, 영과 몸이 원래 상태로 돌아가려는 성향이 있기 때문이다. 훈련을 계속하는 수밖에 없다. 호흡과 행공 만이 영을 몸에 붙잡아 둘 수 있다. 토(吐)호흡을 제대로 하면 몸이 청정해져서 영이 몸을 떠나기 싫어한다. 몸에 있는 것이 편안하기 때문이다. 열심히 행공해서 몸의 각 부위가 교감을 느끼면 도망가지 않는다. 마음 가는 곳에 기가 간다. 마음이 잡념, 망상에 빠져 외부로 빠져나가면 기도 함께 빠져나가고, 그와 반대로 내부로 향하면 화기(和氣)가 몸 안에 충만하게 된다. 영이 내 몸 속에 머물러 있으면 몸 상태를 체크할 수 있다.
영은 굉장한 것이다.
영은 대우주 에너지를 다 가지고 있으면서 내 몸에 있는 것이다. 그래서 몸(세포)이 대단한 것이다. 몸은 대우주 에너지를 모두 다 섭렵하고 있는 것이다. 몸이 고요해질 때 모든 것이 다 풀린다. 천우 선생님이 "몸이 고요해야 한다"고 하셔서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 몰랐다. 10년이 지나서야 그 의미를 알게 되었다. 대우주 에너지가 내 몸에 일치했을 때, 마음(心)과 몸(身)이 합일될 때 고요하다. 공(空)이다. 도란, 혈문이 다 열려 기혈이 순환되어 혼백이 몸과 하나가 되게 만드는 것이다. 대우주 에너지인 '참나'와 몸이 하나가 되는 심신합일(心身合一)의 경지에 가고자 하는 것이다. 우주의 기운(天氣), 나의 기운(我氣), 약간의 땅 기운(地氣), 이 '3합'을 활용하면 최상의 삶을 만들 수 있다. 세상의 모든 것이 재미있어진다.

폐와 대장을 상통해서 운기 시키는 행공
전망 좋은 산에 올라 호흡하는 동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