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을 바꾸어 놓은 혈기도
수 년 후면 환갑을 맞이하는 내 생애 있어서 그동안 가장 획기적인 사건이나 일을 꼽으라 한다면 저는 주저없이 우혈 선생님을 뵙게 되고 혈기도를 하게 된 것을 그 중의 하나로꼽을 것입니다. 올 해로 혈기도 수련 13년째를 맞지만 그만큼 혈기도는 제 삶에 있어서 획기적인 사건이 되었습니다.
처음 선생님을 뵌 것은, 2003년 7월 경 선생님께서 경기도 가평 상면 태봉리에 계실 때였습니다. 그 때 선생님은 저와 같이 간 일행들에게 30분 가량 혈기도에 대한 설명을 해주시면서 몸소 허리굽히기 등 시범을 보여주셨습니다. 저는 그 때 다른 기공 수련을 하고 있었는데뭐라 표현할 수는 없지만 그만 혈기도에 매료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 후로 선생님께서 처음 보는 사람들 앞에서 혈기도 수련동작을 해보이신 걸 본 적이 없었는데 그 때 저의 일행들에게 보여주신 것을 너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 때부터 저는 그동안 해오던 다른 수련을 그만두고 바로 혈기도에 입문을 하였습니다. 선생님께서 일주일에 한 번만 도장에 나오시던 때라 주로 행공은 사범님과 선배님들께 배웠습니다. 지금 도반님들처럼 매일 선생님과 접하며 선생님의 직접 지도받고 것과 생각하면 억울하기도(?) 하였지만 여러 가지 열악한 환경에서도 개의치 않고 열심히 하려고 하였습니다. 그때만 해도 하루에 한 타임만 있던 때라 지금처럼 두 타임을 하고 심지어 세 타임까지 하며 빠르게 변화하는 지금의 도반들을 보면 부럽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저라고 그만 두고 싶고 위기가 없었겠습니까? ‘호사다마(好事多魔)’라는 속담도 있지만 행공을 하면서 진정한 행복과 기쁨을 느끼다가도 어느 땐가는 회의가 들고 두 세 차례 포기하려고 생각할 때도 있었지만 그 위기를 잘 넘기고 지금까지 해온 것이 너무나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이 “내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선생님의 말씀처럼 여러 가지 사람들의 말과 이론들은 때로는 그럴 듯하게 나를 유혹하지만 내 몸의 변화가 느껴지면서 그것을 거스를 수 없는 제 몸 스스로의 결정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선 혈기도를 접하면서 가장 큰 가치관과 인생관의 변화는 바로 나의 주인은 내 몸이라는 사실일 것입니다. 그동안 머리의 부속물로 여겨졌던 몸이었지만, 실은 그게 아니라 몸이 나의 주인이고 머리는 그 부속물(‘세입자’)라는 사실은 몸을 새롭게 인식해가면 몸을 만들어 가는 일이야말로 세상의 어떤 일보다 소중한 일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혈기도를 하면서 그동안 제 몸의 외양적인 변화도 적지 않았습니다. 저는 혈기도를 할 때 무슨 큰 병을 앓았거나 몸에 무슨 이상이 있어서 시작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몸에 커다란 외적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굽었던 척추가 많이 펴지고 가슴이 펴졌다든지, 구부정했던 오금 역시 많이 펴지고 있음을 봅니다. 머리카락도 새롭게 많이 돋아나고 있고, 제가 어렸을 적부터 반으로 갈라져 자라던 엄지발가락 발톱도 이제는 보기좋게 자라고 있어 그리고 어렸을 적부터 위와 장이 좋지않아 잦은 설사와 배아픔을 겪곤 했던 것이 이제는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거의 사라져 버린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혈기도를 하면서 가장 큰 변화는 이런 외적변화보다도 내적인 변화가 더 큰 변화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호흡을 의식하면서 길고 고른 호흡으로 많이 바뀌어 가고 있다는 사실과 단전을 의식하면서 내 몸을 움직이는 동력이 단전에서 비롯됨을 느끼며, 선생님 말씀처럼 배짱있는 (배가 짱짱한) 사람으로 자신감을 갖고 모든 일을 적극적으로 대처해가는 저 자신의 변화에 더 놀라고 있습니다. 이 말을 쓰다보니 어느 땐가 제가 저희 아들들에게 “아빠는 무슨 일이든지 다 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기구나!” 하고 말하던 때가 기억이 납니다. 물론 항상 그런 건 아니지만 많은 시간, 많은 일에서 자신감을 갖고 할 수 있는 내 자신이 정말 저 스스로 놀랄 따름입니다.
심지어 어느 때는 제가 생각하고 계획한 일들이 마치 누가 옆에서 도와주고 것처럼 신기하고 기적처럼 척척 진행되고 있어 제 스스로 놀란 적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이럴 때마다 이게 다 ‘내 몸이 나를 도와주고 있구나’ ‘내 몸이 나를 이렇게 스스로 컨트롤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참으로 몸에게 감사하며 지내게 되고 살아가는 것에 대한 기쁨과 환희를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무엇보다도 기쁜 것은 저의 집사람과 아이들도 혈기도를 하면서 혈기도 가족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집사람이 혈기도에 접하기 전에는 서로 간에 몰이해와 편견으로 가정도 때로는 어려운 지경에 처할 때도 많았지만 집사람도 같이 하게되니 (물론 저의 두 아들은 군대과 지방에 근무하다보니 지금은 못하고 있지만)서서 힘이 되면서 친구이자 도반처럼 지내니 더욱 좋습니다.
이러한 몸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과 체험은 개신교 목사인 제게 성경을 읽는 것도 새롭게 해석이 되고 목회의 방향도 기존 교회와는 전혀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예수는 철저한 수도승이고 (‘신선’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사람이 아니라 피와 땀의 결정체라는 선생님의 표현처럼) 예수 역시 신선의 반열에 올릴 수 있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며 이런 측면에서 예수의 말씀을 읽으니 휠씬 성서학자들이 해석한 것보다 재미있고 새로운 해석이 더해집니다.
아무튼 몸에 대해 새롭게 이해하고 체험해 가는 일은 제 생애 있어 노후의 문제와 죽음의 문제까지도 그다지 어려움이 없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잘 살아야 잘 죽는다’는 말처럼 그럼 ‘잘 사는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제대로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는 대답은 자신의 체험이 아닌 남들이 한 말, 책서 읽은 말을 앵무새처럼 뇌아뢸 터이지만 (저 역시 아직도 그 답을 찾아가는 중이지만) 그래도 저는 어느 정도는 제 답변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이런 혈기도 행공을 저희들에게 소개해주시고, 지도해주시는 우혈 선생님께 감사를 드릴 뿐입니다.그리고 도반님들께도 감사드려요, 다 도반님들이 계셔 저 역시 우혈 선생님께 배울 수 있는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