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0 목 님
남은 삶을 穴氣道와 함께
나는 30대 후반에 직장 내 친선 배구 경기에서 허리를 다쳤었다. 공격수 역할을 맡아서 점프와 오른쪽 손으로 스파이크를 하는 것이 주된 움직임이었는데 충분한 준비 운동 없이 하다 보니 몸에 충격이 왔던 것이다. 그렇게 다친 이후로 거의 걷지 못할 만큼 아픈 허리를 이끌고 침도 여러 번 맞고 洋藥도 먹으면서 겨우 겨우 생활해 왔다. 특히 겨울이면 어김없이 도져서 내내 거의 항상 누워서 보내어야 했다.
50대에 들어서서 업무상 골프를 배우면서 엎친 데 덮친 격이 되어 허리가 더 안 좋은 상태가 지속되었다. 어느 해 겨울에는 출장 길에 뉴욕 공항에서 짐을 움직이다가 허리를 삐끗하여 기다시피 하여 비행기에 올라 누워서 집에까지 온 적도 있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께서 허리로 오래 고생하시는 것을 보아왔기 때문에 유전적으로 허리가 약한 것이라는 핑계도 대면서 이대로 살다가 가는 것인가 하고 지내었다.
60대에 들어서서 친구가 스포츠 마사지를 받아볼 것을 권하였다. 그 친구의 소개를 받아 만난 분은 이 허리 아픔의 원인이 脊椎가 비틀어져 있기 때문이고 근육의 힘줄이 꼬여 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그 분의 손길을 거쳐 왼쪽으로 틀어져 있던 내 척추는 제 자리로 돌아왔고 근육의 힘줄도 바로 펴졌다. 아픔은 씻은 듯이 사라졌고 팔 저림과 다리 저림도 완전히 없어졌다. 그런데 어느 날 필드에서 스윙을 하는데 다시 허리가 ‘뜨끔’ 하는 것이었다. 돌아오는 길로 다시 그 분을 찾아갔는데, 그 분 말은 허리 근육이 약하여 그런 一方向的 運動을 하면 언제든 척추가 틀어지고 근육이 꼬인다는 것이었다. 해결책은 근육 강화 운동이었다.
여러 방법을 찾다가 전반적인 건강 관리와 심신 수양을 위하여 혈기도에 입문하게 되었다. 아직 6~7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변화는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제일 자랑할 만한 것은 4살짜리 둘째 손주를 번쩍번쩍 들어 안아줄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 3학년인 첫 손주는 그렇게 귀여워했지만 어릴 때 달려들면 옆에서 모두가 ‘할아버지 허리 조심!’ 하면서 떼어 놓고, 나도 또 다칠까 봐 겁이 나서 한 번도 번쩍 안아서 들어본 적이 없다. 오른쪽 어깨도 많이 아파서 팔을 들어 올릴 수가 없을 정도였는데 지금은 약간의 통증은 남았지만 팔을 들어 올리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
매일 5시에서부터 7시까지, 두 시간 동안의 혈기도 수련을 위하여, 1시간 가고 1시간 돌아온다. 그리고 저녁을 먹고 샤워 후에 일을 조금 하고 있으면 12시가 넘을 때쯤 잠이 쏟아진다. 그리고 누우면 언제 잠 들었는지 모르게 잠이 들고 6시 반쯤까지 정신없이 잔다. 내 생애에 이렇게 꿀 같은 잠을 자 본 적이 아마 없을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머리가 맑아져 있다. 아이디어도 많아지고 오래 일을 하고 있어도 힘이 달린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아마 나도 모르게 몸이 좋아지고 있는 것이리라.
허리가 끊어질 듯하는 ‘허리 굽히기’를 전에는 한 번 해 볼 꿈도 못 꾸었을 텐데 지금은 100을 두 번 헤아릴 때까지 한다. 그것을 30분 동안 하라고 하니 아직 기가 찰 목표이지만 언젠가는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 생각은 90도로 다리를 벌리고 허리를 세우고 앉는 것을 처음에는 할 수 없었는데 희한하게도 지금은 어느 정도 흉내는 낼 수 있다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처음 도장에 들어와서 행공하는 선배들을 보고는 사람의 몸이 저렇게도 될 수 있는가 하고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몸을 납작하게 꺾기 위하여 ‘하루에 모기 눈물만큼씩’이라도 아래로 허리를 굽혀야 한다. 가능할 것 같지 않지만 언젠가는 내 몸도 납작 땅에 붙을 수 있을지, 아래로 아래로 전에는 보지도 듣지도 못한 ‘모기 눈물만큼’을 떠올리며 내려가고 있다.
세상에, 이런 길이 있다는 것을 왜 몰랐을까? 가까운 사람들이 허리 때문에 고생한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그곳으로 가서 그 분을 만나라고 권하였다. 그리하여 완쾌된 사람들이 많다. 우리 아이들도 모두 거기 가서 어려서 공부하느라 비틀어진 척추를 바로 잡고 왔다. 이제는 꿈꾼다. 언젠가는 우리 아이들이, 손주들까지 모두 혈기도에 입문하여 건강하고 똑 바른 몸을 지니고 올바른 정신으로 참된 삶을 누릴 수 있는 길로 나아갈 수 있기를. 아버지께서 살아계신다면 당장 모시고 갈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