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혈 허장수 선생이 ‘혈기도’ 행공에 앞서 몸을 풀고 있다.
17년간 산중에서 수련하며 356가지 행공을 익혔다는 우혈 선생은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고관절이 360도 자유자재로 회전한다.
[허정호 기자]

◇ 좌신하고 있는 모습. ‘혈기도’ 수련의 일환이다.

◇ 박정진 문화평론가“인간이 두 발로 걸으면서 좋아진 것은 척추의 척수에너지가 머리로 올라가서 두뇌용량이 늘어난 것이지만 그 반대로 척추가 압박을 받게 되고, 그것으로 인해 각종 질병에 시달리게 됩니다. 따라서 척추의 건강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척수를 충만하게 해야 젊음이 유지됩니다. 무병장수하려면 단전에 내공을 쌓아 요추를 강하게 해야 합니다.”혈기도(穴氣道)는 혈(구멍)에 기(에너지)를 불어넣는 도(방법)이다. 호흡은 혈을 소통하는 행공의 기본이면서 몸의 피로물질이나 유해산소인 ‘탁기’(濁氣)와 ‘객기’(客氣)를 버리고, 하늘과 땅의 기운(천기·지기)을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호흡은 마음이고, 호흡은 영(靈)이고, 호흡은 맛있는 음식이다.단전에 축기를 많이 한 사람은 저절로 신선에 가까워진다. 척추의 힘은 유한하지만 단전의 힘은 무한하다. 척추 자체는 힘이 없다. 척추를 받쳐주는 것이 요추이며, 요추를 받쳐주는 것이 단전이다. 그래서 단전을 강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그가 다른 선도 수련 단체들과 크게 다른 점은 두 가지가 있다. 먼저 지식(止息) 호흡을 하면 안 된다는 점과 토(吐)호흡을 중시하는 점이다. 지식호흡은 도리어 호흡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인위적으로, 강제로 끊어놓기 때문에 많은 문제점을 노출한다는 것이다. 토호흡은 탁기를 배출하는 것을 우선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미골(尾骨)과 선골(仙骨)이 분리되는 것이 중요하다. 개와 쥐 같은 동물도 미골과 선골이 분리되어 움직이는데 문명인은 척추압박으로 인해 그것이 붙어있다. 수련을 통해 점차 척추 마디마디를 분리하고 유연하게 만들면 천기의 소통이 더 활발해진다는 점이다. 말하자면 직립보행함에 따르는 문제점을 보완하는 셈이다.“행공을 하면 몸에 다른 기운이 들어옵니다. 척수에 다른 기운이 들어와서 운기가 되면 정신은 몽롱해집니다. 그게 천기입니다. 행공에는 자세가 가장 중요합니다. 요추가 뒤로 빠져 있으면 행공이 아니라 노동이 됩니다.”기(氣)란 바로 현재의 것이지만 그것을 제대로 하는 사람은 드물다. 기(氣)가 물질처럼 정체성이 없다. 따라서 동일한 기는 없다.“세포는 100일만 지나면 바뀝니다. 공부는 내일 해도 되지만 오늘 하지 못한 행공은 다시는 할 수 없습니다.”그가 불치병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는 이렇다.“세포는 100일이면 한번 바뀝니다. 100일을 살 기력이 있으면 희망이 있습니다. 100일 미리 죽는 것입니다. 몸이 잘못된 시점으로 돌아가서 열심히 호흡하고 행공하면 바로 잡을 수가 있습니다. 인간은 대우주의 에너지로 살아갑니다. 아픔을 쫓아가야 아픔이 사라지고 전진할 수 있습니다.”그의 몸철학은 어떤 현대의 의사나 몸철학자보다 한 수 위이다. 또 교(敎)는 중심을 정하고, 울타리를 치지만, 도(道)는 중심이 없는 까닭에 울타리도 치지 않고, 대자연과 대우주의 에너지와 심신합일(心身合一)이 되는 것을 추구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선도(仙道)의 부활만이 우리 민족이 자주성을 회복하는 지름길이라고 말한다.“교(敎)는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그러나 도(道)는 간단합니다.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 즉 아아애(我我愛)입니다. 도는 나를 찾는 것이고, 몸을 놔주는 것입니다. 몸을 놔줘야 몸이 머리를 잘 보필합니다. 어릴 때는 몸을 놔줄 줄 알지만 크면서 그 능력을 잃어버립니다. 머리가 몸을 간섭하면 안 됩니다. 몸은 주면 받고 안 주면 끊어버립니다. 몸은 판단을 하지 않습니다. 판단을 하지 않는 몸에게는 진기(眞氣)를 주어야 합니다. 진기를 주면 그다음은 몸이 다 알아서 합니다. 어떤 기운이 오면 몸은 머리가 판단하기 이전에 이미 그 기운을 받아들입니다. 머리로 이해하고 몸을 완성시킬 수 없습니다.”![]()
박정진 문화평론가
출처 <세계일보>
혈기도(穴氣道), 땅에서 천기(天氣)를 먹는다'